일본 여행기1 – 잊을수 없는 바나나 파스타 [일본, 나고야, 킷사 마운틴]

작년 일을 그만두고 친구가 있는 나고야에 놀러갔다. 친구가 워홀을 그만두고 한국에 귀국하게 되어서 갑자기 가게 되었다 . 친구가 귀국하던 말던 난 친구 집에서 귀국할때까지 눌러살며 숙식비를 절약하며 친구가 귀국한 이후에는 기왕 간김에 바로 귀국하기 아쉬워서 오사카에 가서 돌아다니면서 놀다가 올 생각이였다. 그렇게 일본여행의 출발지는 나고야로 정해졌고 나고야에 대해 잠깐 찾아보다 내 눈을 끄는게 있었다.

된장 돈까스

딸기 파스타

괴식이 유명한 도시

mtk

친구가 나고야 관광을 해준다면서 여기저기 안내를 해주다가 어디 가고 싶은곳이 있냐고 해서 나는 당당히 딸기 파스타를 외쳤다. 친구와 함께 관련 글을 찾아보았다.

‘후배를 데리고 갔습니다. 후배가 원망스러운 눈으로 쳐다보았습니다.’

‘가게 주인이 손님을 상대로 어디까지 먹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는 가게.’

‘맛있는 음식+ 맛있는 음식 ≠ 더더욱 맛있는 음식’

찾는 자료들은 전부 굉장했다. 친구는 고개를 저으며 정말 저기를 갈거냐고 물었다. 나는 당당히 말했다.

“맛있는 음식 음식이란, 세계 어디를 가던 찾아서 먹을 수 있고 한국에서도 맛있는 음식은 충분히 있다. 나는 일본에 와서 나고야에 와서 나고야를 기억할 강렬한 추억을 만들고 평생 기억하고 싶다. 분명 저 딸기 파스타는 내 그런 욕구를 충족시켜줄것이다.”

나의 강렬한 주장에 의해 우리는 하루 일정을 수족관을 다녀온 이후 딸기파스타를 파는 마운틴 킷사를 가기로 결정 하였다. 그러나 힘들게 도착한 킷사 마운틴에서는 딸기 파스타는 계절메뉴라서 현재는 하고 있지 않다는 말뿐이였다 내가 간게 8월 말이였으니까 딸기 철이 아니긴 했었다. 하지만 난 거기서 포기하지 않고 메뉴판을 보았다. 내가 고민하는 동안 친구는 미트볼 스파게티를 시켰다 이건 평범하게 맛있었다. 내 예상 대로 미트볼 스파게티는 4달이 지난 이후 평범하게 맛있었다는 기억밖에 안난다. 그리고 나는 메뉴판을 계속 보았다. 단팥, 바나나, 메론, 키위….딸기에 뒤지지 않는 폭력적인 이름들이였다. 난 거기서 바나나를 골랐다. 왜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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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생긴 것 부터가…와….음…향도….  나는 음식을 남기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안좋은 버릇이긴 하지만 조금 남았을때는 무리를 해서라도 먹는다. 그런데 이건 정말 힘들었다. 저 면에는 설탕 시럽이 뿌려져있어 면은 토나오게 달았고 바나나는 상큼하게 맛있었으며 휘핑 크림또한 부드러워 정말 맛있었다. 이 모든게 섞이니 그냥 토나왔다. 반정도 먹다 보니 정말 헛구역질까지 나왔다. 나는 친구를 보며 울먹였고 친구는 불쌍했는지 한입 먹고 키득키득 웃다가 먹는 나를 구경하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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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 살다 이렇게 먹기 힘든 음식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물론 맛이 없을거란건 예상하고 갔고 맛이 있었다면 실망했겠지만 이건 마치 독감 예방주사를 맞으려고 했는데 그 주사를 맞고 그냥 독감에 걸려 죽어 가는 기분이였다. 남은 파스타를 보며 멍하니 보는데 친구가 보다보다 불쌍했는지 같이 먹어주다가 한입 먹더니 ‘음 역시 맛없다’ 하면서 자신이 시킨 미트볼 파스타를 먹었다. 나도 한입 먹어봤는데 정말 맛있었다. 내 눈앞에 있는 이 쓰레기와는 천지 차이 정말 맛있었다. 친구가 정말 부러웠다. 그렇게 한 입, 두 입 먹고 창밖을 보면 친구가 한입 또 먹어주고… 그렇게 30분 넘게 먹다 보니 결국 나는 승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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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인간 승리 나는 저놈과 싸워 이겼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뭐든 할 수 있을것만 같았다.

3분동안은 내가 다 먹자 친구는 여기까지 온김에 디저트를 시키자고 했다.

반대했다.

시킨다고 했다.

싫다고 대답했다.

친구가 내가 먹을 메뉴를 골랐다.

안먹는다고 떼썻다.

자신은 단팥 녹차 파르페를 골랐다.

나는 구경한다고 했다

나보고는 콜라 위에 아이스크림 얹은 디저트를 골라줬다.

싫다고 소리쳤다.

친구는 시켰다.

난 좌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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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인지 아닌지, 미각이 마비되서 그런지, 아니면 너무 험난한 고비를 넘어와서 그런지 아이스크림이 올라간 콜라는 맛없지 않았다. 그렇다고 맛있지도 않았다. 뭔가 복잡 미묘한 느낌….하지만 친구의 파르페는 맛있었다……억울했다….다 먹고 나와 집에 가는데 길가에 고양이가 마치 내 기분을 표현해주듯 영혼 빠진 얼굴로 누워있었다.

ccc

 

 만약 일본에, 나고야에 놀러가면 난 당당하게 추천하겠다. 맛있는 음식만을 먹고 즐겁게 놀기만 하면 그 기억은 언젠가 퇴색하고 빛바래질거라고. 인생에는 강렬하고 자극적인 경험이 꼭 필요하다. 난 당당하게 추천하겠다. 킷사 마운틴에 가서 새로운 세상을 경험해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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